엊그제 제주에서 1200Kg달하는 '수퍼한우'가 나왔다고 해서 화제였다.  

게다가 육질이 최상위 등급 '투뿔(1++)’임이 밝혀져 식도락가들의 침을 돌게 했다.

'한우'는 적절한 마블링이 고기에 고르게 분포해 씹는 맛과 고소한 맛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갈빗살 기준 지방 비율은 40~50% 수준이다. 지방비율이 80%인 일본의 '와규(和牛)'와 지방비율이  20~30%로 기름기가 적은 미국·호주산 소고기의 중간 쯤이다.

 아직 '와규'보다 국제적 유명세는 부족하지만 세계 미식계의 평가는 매우 호의적이다.

덕분에 수출 길도 빠르게 열리고 있다. 지난 5월 할랄음식을 중시하는 이슬람국가 말레이지아에 첫 수출이 이뤄진 것이다.

이어 지난 8월에는 캄보디아 수출 계약도 체결됐다. 그동안 홍콩이외에 수출 길을 열지 못한 한우지만 그 명성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로 우리의 '한우' 수출량은 지난해 기준 44톤이다. 연간 8000톤을 수출하는 일본의 '와규'에 비해 턱없이 적다.  

물론 가격의 차이는 있다. 한우를 키우려면 30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탓으로 톤당 한우의 가격이 높다.  

생후 22~24개월이면 출하가 이뤄지는 미국·호주산 소고기와 경쟁력도 약하다.

그렇다면 미식가들도 궁금해 하는 '한우' 등급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마블링(marbling) 즉, 근육 속의 지방조직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색깔, 조직, 탄력 등도 등급을 매기는 기준이다. 한우의 지방도는 19% 이상이어야 '투뿔(1++)' 등급을 받는다.

마블링이 잘 녹지 않고 몸에 축적되는 포화지방산이지만 소비자가 선호하는 것은  '맛'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비싼 것이 탈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말레이지아에 이어 캄보디아 한우수출은 2015년 검역 협상 완료 이후 8년 만에 수출이 성사됐다.

정부가 이를 중요시 여기는 이유는 또 있다.  

캄보디아는 동남아 국가중 저개발 국가에 속한다. 그러나 세계에서 일본 '와규'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전체 일본 '와규'수출량의 28%나 차지한다. 자국내소비용은 아니다. 대부분이 중국과 태국 등 주변국에 우회 수출하는 물량이다.  

일종의 축산물 수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캄보디아에 수출길이 열렸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그렇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나?  최근 소에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인 '럼피스킨병'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산 한우농장 첫 확진이후 26일 현재 전국에서 34건으로 늘었다.  

국가명품브랜드 한우의 성지라는 횡성에서도 발생했다. 한우의 미국 수출이 지금까지 막히고 있는 이유가 검역문제임을 감안하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의 방역 고군분투((孤軍奮鬪)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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