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포털 사이트에 특정 단어 검색금지는 이제 보편화 됐다. 탕핑(躺平)족도 그중 하나다. 탕핑족은 글자 그대로 늘 몸을 반듯이 누이고 아무 것도 안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우리네 삼포족(연애·결혼·출산 포기)이나 오포족(취업·결혼·연애·출산·내 집 마련 포기)을 떠올리면 된다. 2021년부터 중국내 유행한 신조어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정부와 공산당이 ‘인구절벽’이나 '확산 전염병’보다 더 무섭다며 금지시켰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탕핑족이 속출하는 건 중국의 극심한 취업난 때문이다. 그래서 불투명한 미래에 불만 누적에서 오는 저항의 의미도 담고 있다. 중국정부의 고민은 여기에 있으며 단어검색 금지라는 특단의 방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중국의 미래를 이끌 젊은이들이 취업할 즈음부터 인생을 포기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을 막겠다는 속셈이어서 우리네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보다 앞서 대만에선 2000년대 초부터 불혼(不婚) 불생(不生) 불양(不養) 불활(不活), 즉 사불(四不)이란 말이 유행했다.

청년들이 결혼, 출생, 양육, 나아가 삶을 포기하는 세태를 빗댄 신조어지만 지금까지 변함없이 회자되고 있다. 20년 넘게 나아지지 않은 미래세대에 대한 현실을 읽기에 충분하다. 

일본이라고 청년세대 문제가 예외일 수 있겠는가. 일본에도 모든 것을 체념한 ‘사토리 세대’가 있다. ‘사토리’는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일본에서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우리의 MZ세대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사토리’라는 단어 자체가 '달관하다, 깨닫다' 등의 의미도 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토리 세대는 연애도 소비도 여행도 흥미가 없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돈과 명예욕, 출세 등에 아예 관심을 끊은 채 득도한 것처럼 최소한의 욕망만을 갖고 살아가는 사토리 세대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 골치를 앓고 있다.

노력에 비해 사회적으로 낮은 보상에 미래를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3국의 현실, N포 세대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새삼 오버랩된다. 그러면서 노력해도 꿈을 이루기 어렵다는 좌절과 청년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무관심한 정부를 향한 분노도 치민다.  

엊그제 25~49세 남성 중에 한 번도 결혼 안 한 사람이 2020년 기준 47.1%라는 통계가 나와 충격을 줬다. 2명중 한 명꼴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이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