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갑자기 아이가 아플 때 모든 부모는 당황하기 마련이다. 아픈 아이들을 안거나 등에 업은 부모들이 종합병원 응급실에 달려가지만 아주 위급한 경우가 아니면 다른 응급환자에 밀려 진료가 한없이 늦춰지기 일쑤다. 이럴 때 24시간 문을 여는 어린이 전문병원이 가까운 곳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달빛어린이병원은 응급실에 가지 않고도 평일 야간과 휴일 소아 경증환자에게 외래 진료를 실시한다. 평일은 밤 11시~12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6시까지 소아청소년과 전문 병원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달빛어린이병원에서는 어린이들이 늦은 시간에도 전문의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 받을 수 있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비해 대기시간이 짧을 뿐만 아니라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의 중환자들이 드나드는 응급실 풍경으로 인해 어린이들이 느낄 두려움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2024년 2월 기준 전국적으로 69개소가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인구 120만 명이 넘는 수원시에는 영통구 효원로 363 아주맑은소아청소년과의원 단 한곳만 운영되고 있다.

시민들, 특히 어린이를 둔 부모들은 달빛어린이병원도 좋지만 24시간 문을 열어놓는 어린이 전문병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어린이가 아플 때 24시간 365일 언제라도 진료 받을 수 있는 어린이전문병원의 필요성은 차고도 넘친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때 한 후보는 “밤늦은 시간에 아이가 아파 병원 응급실에 가 본 엄마들은 알아요. 제대로 된 진료 받기란 하늘에 별 따기보다 힘들어요”라며 어린이 전용(전문) 응급실이 있는 24시간 운영 어린이 전문병원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다른 후보도 “소아과는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필수의료가 필요한 과이기 때문에 시 차원에서 나서야 되는 부분”이라면서 최상의 의료장비와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 24시간 어린이 전문병원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동은 수원시의회 의원도 지난 2022년 제36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어린이 종합의료시설 건립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아동재활 의료체계가 구축돼 있고 어린이종합의료시설과 함께 주위에 보호자 임시거주 및 휴식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수원시 전체 인구(2022년 3월 주민등록상 기준)는 118만여 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만 14세 이하 어린이는 12%인 14만7000여 명이나 됐다. 그러나 늦은 밤 또는 주말이나 공휴일에 아이가 아프면 즉각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기 어렵다. 일반 병원 응급실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오랫동안 대기해야 하고 응급실에서 소아·청소년 담당 전문의를 만나기 어려워 적절한 치료가 힘들다.

수원시가 어린이가 아플 때 즉각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하는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24시간 어린이 전문병원 설립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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