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듣고'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학자들은 이를 자신의 믿음에 부합하는 평가를 내리기 위한 원초적 심리라 말한다.

전문 용어로 '확증편향(確證偏向)이라 부른다. 1960년 영국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이 1960년 제시한 개념이다.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사실여부를 떠나 자신의 견해 또는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는데 매우 능숙하다고 한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보니 요즘 정치판속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들이 '오버랩'되며 왠지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 확증편향은 일정분야 전문가, 특히 권력자와 정치인들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비슷한 개념으로 근접편향(近接偏向)도 있다. 물리적, 심리적으로 자신에게 친숙하고 가까울수록 그것에 호의적인 정보만을 찾으려 하는 심리를 말한다.

이 또한 정치판과 관련이 깊다. 특히 좌파 우파로 구분되는 유권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일례를 보면 이렇다. 지지정당의  정책에 대해선 그 정책을 옹호하는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동조한다.

하지만 그 정책을 비판하는 논조의 글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나타내거나 심지어 덮어놓고 잘못된 것이라 치부해 버린다는 것이다.

이를 또다른 말로 ‘체리 피킹(cherry picking)’이라 부른다. 자기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나 자료만 선택적으로 제시하면서 다른 정보는 감추거나 외면하는 경향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권력자, 정치인, 학자, 군 지휘관, 기업가 더 나아가 자치단체장, 개인에 이르기까지 이같은 '편향'의 오류에 빠져 많은 실수들을 저질러 왔다.

개중에는 음모론 신봉자들도 많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분석이다.

밝혀지고 증명된 사실은 애써 무시하고, 아주 일부의 모호한 점만을 가지고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는 편향적인 믿음 때문이라는게 이유다.

이를 볼때 자신들의 논리만 반복하는 확증편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알 수 있다. 확증편향은 자칫 '자기기만'에 빠지기 일쑤며 이는 망상과도 부합되는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여야를 막론하고 잘못을 알면서도 정치적·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우기는 작금의 우리 정치 현실.

거기에 실정(失政)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부. 어딘지 다른듯 하면서도 닮은 확증편향은 아닌지.

정신과 의사들은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자기집단속 오류에 빠진 사람들을 바르게 이끌 가장 큰 책임자들은 위정자와 정치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치의 양극화 속 가미된 확증편향이 언제쯤이나 줄어들지 안타깝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