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철조망이 철거된 서해안 해안가의 모습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 철조망은 단절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남과 북, 사람과 사람, 강과 산, 땅과 바다를 갈라놓았다. 그런데 화성시가 최근 관내 서해안 일대 군사철조망을 모두 철거했다. 화성시 해안선을 따라 설치됐던 33.37km의 군사철조망은 이제 모두 사라졌다. 다만 화성 방조제 9.8km 구간은 상부만 철거하고 하부는 남겨 놓았다. 이곳은 낚시꾼들의 출입이 잦은 구간이어서 시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군사철조망은 안보를 위한 목적이었지만 수도권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화성의 해안선을 막았다. 주민과 관광객의 접근을 불허했다. 적의 침투와 탈출을 막기 위한 안보 목적이었지만 철조망은 지역에서 애물단지가 됐다. 주민들은 철조망 철거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해안을 통하지 않아도 남쪽으로 침투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져 방지 효과도 별로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2018년 ‘해·강안 경계 과학화사업’에 따라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해변 곳곳에 설치돼 충분히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철조망이 필요 없다는 바닷가 주민들의 여론이 높았다. 이에 군 당국은 지자체 건의를 받아 작전 수행에 영향이 없는 서해안 구간의 철책 철거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해안 군사철조망 철거는 화성시 해안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다. 궁평항 관광지와 제부도 등 서해안 해양관광벨트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했다. 이에 지난 2020년 궁평해수욕장과 고온이항 해변 일대 9㎞의 철조망이 철거됐다. 지난 3월엔 화성시-육군 51사단 간의 ‘해안 군사 철조망 철거’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지금까지 남아있던 화성시 서해안 군사 철조망 24.37㎞를 철거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번에 철조망이 철거되면서 서부 해안지역 자연관광지 조성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해안 경관도로 확장·신설을 비롯해 궁평 해안데크로드 등 서해안 관광벨트 사업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랫동안 흉물스러운 철조망으로 단절됐던 서해안의 아름다운 바다가 본래의 아늑하고 정겨운 품으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철조망이 방해했던 서해 낙조 풍경도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바다 경관을 해치고 주민의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주던 경계철책 철거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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