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은 사회복지법인 경동원이 설립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아래 하광교동에 있는 경동원에서는 조촐하지만 뜻 깊은 기념식이 열렸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도 참석해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정의순 경동원 명예이사장을 추억하며 지난 70년 동안 아동들과 함께 한 경동원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밝혔다.

경동원은 소외된 아이들을 따듯하게 품어주고 있는 영·유아 양육 보호시설이다. 평생을 아동복지에 헌신한 고 정의순(1928~2022) 명예이사장이 1952년 11월 수원 신풍동에 설립한 후 1970년 하광교동으로 이전했다.

고인은 버림받은 아이들을 부모의 마음으로 보살폈다. 1952년 자신의 집에서 어린 생명들을 보살피기 시작했으며 1954년엔 고등동으로 이전했다. 1970년엔 하광교동 현재의 위치로 옮겼는데 신축 건물은 당시 공무원이었던 남편이 직접 벽돌을 찍어 지은 것이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형편이 어려워 그만 두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남편이 한번 시작했으면 힘이 닿는 데까지 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그리하여 모든 재산을 팔아 땅을 사고 직접 집까지 짓게 된 것이다.

경동원에서는 수천 명의 아이들이 보육엄마들의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랐다. 만 3세 이상인 유아는 경동원 바로 옆 경동어린이집에 다닌다. 소질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학원에 보내주기도 한다. 학령기가 되면 이곳을 떠나 보육시설로 둥지를 옮겨야 하지만 아이들은 이곳을 고향으로 생각한다.

고인 자신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고 꼭 필요한 물건만 구입할 정도로 청렴했다고 한다. 경동원 운영도 투명했다. 그러나 아이들과 경동원 식구들이 사용하는 물건과 식재료는 최상급만을 구입하도록 했다. 지난 2010년 제11회 사회복지의 날에 열린 '2010 전국사회복지대회'에서 정 원장은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동 인권보호, 전인적 발달도모, 보다 안락하고 편리한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경동원의 운영방식에 감동해 자원봉사와 후원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람이 가수이자 화가인 솔비다. 솔비는 올해 5월에도 1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경동원 어린이들과 9년째 동행의 손을 잡고 있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경동원과 인연을 맺은 후 매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후원금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만나지 못했을 때에도 비대면 레크레이션을 제작할 정도로 경동원에 애정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꿈을 꾸며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늘 곁에서 힘이 되는 ‘이모’가 되고 싶다는 솔비의 마음이 아름답다.

경동원의 70주년 비전은 ‘아이들의 꿈과 함께 걸어온 70년, 아이들의 꿈을 향해 걸어갈 100년’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밝은 내일을 꿈꾸며 성장할 수 있도록 관·민의 관심과 후원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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