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정크푸드의 대표 주자' 하면 햄버거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햄버거의 기원에 대해 다양한 설이 있다. 그중 정설에 가까운 것이 발음도 비슷한 독일 함부르크(Hamburg) 유래설이다.

시기도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몽골계 기마민족인 타타르족에 의해 전해졌다고 한다. 당시 타타르족은 대개 들소 고기를 날로 먹었다.

그들은 연한 고기를 먹을 요량으로 말안장 밑에 고기 조각을 넣고 다녔다.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는 동안 말안장과의 충격으로 고기는 부드럽게 다져졌다. 그렇게 해서 연해진 고기에 소금, 후춧가루, 양파즙 등의 양념을 쳐서 끼니를 대신하곤 했다.

이런 음식이  헝가리 등 동유럽에 전해지면서 ‘타타르 스테이크’로 불렸다. 이어 함부르크 상인들에 의해 독일로 넘어가면서 ‘함부르크 스테이크’로 국적이 변경됐다.

별미인 이 음식은 19세기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 후 190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빵 사이에 고기 등을 채운 햄버거(Hamburger)라는 이름으로 선을 보임으로써 세계무대에 데뷔했다.

이것이 진화한 것이 오늘날의 '햄버거'라고 한다.

독일이 원조인 햄버거가 미국의 대표 음식으로 상징되는것은 나름 이같은 속내가 있어서다.

햄버거가 패스트푸드의 대명사가 된 것은 노동과 연관성이 깊다. 2차대전이 끝나고 산업 시대에 접어들면서부터 노동에 시간을 더 할애해야 했던 당시의 여건에서 더 발전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끼니를 해결하고 영양을 섭취하는데 햄버거만한 식품이 없었고 조리도 간편해서였다.

맥도날드는 그 중심에서 사세를 키운 기업이다. 1954년 햄버거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매장마다 초고속 버거 제조시설을 갖추면서 거대 공룡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체인점만 전 세계 3만5000개가 넘는다. 그러다보니 대표 메뉴인 ‘빅맥’ 가격은 각국 물가 측정의 주요 지표가 되기도 했다.

또 각 나라에서 팔리는 맥도날드 햄버거의 가격을 비교해 적정 환율을 판단하는 ‘빅맥 지수’란 말도 생겨났다.

1986년 처음 고안하여 매년 1월과 7월에 발표중이다. 현재 신뢰성은 많이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세계경제계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라 했나? 햄버거의 다양한 변신과 출현으로 국내 맥도날드는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프랜차이즈 지존(至尊)자리에 있던 햄버거가 ‘정크 푸드’ 논란 속에 ‘웰빙 음식’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과거의 명성을 잃고 있다.

외국계 고급 수제버거들의 연이은 국내 진출과 편의점 ‘가성비’ 버거가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쇠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기에 인구 감소 및 웰빙 트렌드에 치여 설 곳도 점점 줄어드고 있다. 3년전부터 코로나19로 배달과 혼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특수도 누리고 있지만 과거의 명성을 찾기엔 역부족이라고 한다.

이같은 사실을 반영하듯 '햄버거 빅 5'  즉 롯데리아 제외 맥도날드·버거킹·맘스터치·KFC 4곳이 줄줄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는 보도다.

그러나 시장은 미적지근하다는 게 중론이다. 햄버거도 흐르는 세월은 막지 못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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