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도 국적도 불분명한 '핼러윈'이 154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132명에게  크고작은 부상을 입게 했다.

고대 켈트족이 죽음과 유령을 찬양하며 벌인 축제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사실로 증명된 것 같아 간담이 서늘하다.

이런 켈트족의 본향 아일랜드에서는 핼러윈의 상징을 원래 순무로 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던 것이 미국에서 축제로 발전하면서 지금의 '노란 호박'이 상징이 됐다는 게 정설이다.

핼러윈 기간 동안 술 마시고 파티를 벌이는 전통은 아이러니 하게도 남미에서 북미로 전파됐다.

본래 죽은 자들을 기리던 남미의 전통이 북미의 가톨릭 문화와 섞여 무덤으로 가서 죽은 친구나 친지들을 기리며 술을 마시고 노는 날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멕시코에서는 11월 1일이 핼러윈과 비슷한 취지의 축일, 즉 `망자의 날`로 지낸다.

그리고 이날은 핼러윈도 같이 기념하고 있다.

그러던 핼러윈이 미국에서 순수 종교의 개념보다 상업적 성격을 많이 띠면서 놀이문화로 진화됐다.

행위도 다양하게 변했다. 이날은 아이들이 악마, 괴물, 마녀 등 사악해 보이는 존재들로 분장을 하고 이 집 저 집을 방문하며 사탕을 요구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맞이한 집에서는 요구대로 사탕 등을 주는 게 전통이다. 이후 이들의 복장도 변화를 거듭했다.

천사, 동물, 만화, 게임, 영화, 각종 직업 제복, 외국 전통 의상, 슈퍼히어로, 산타클로스 등등.

지금 우리나라 핼러윈의 복장과 매우 유사하다. 모두가 미국으로부터 전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즐기는 것에 있어선 우리나라 성인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보듯 각양각색의 분장과 의상이 이와 매우 유사해서다. 인기도 높다.

발렌타인데이나 빼빼로 데이처럼 싱겁지 않고 직접 분장과 의상을 챙겨야하는 매력 때문에 매년 인기 폭발이다.

어른이 이러다보니 아이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재미있는 코스프레 대잔치 경연대회로 여겨 지역마다 여기저기 유치원 어린이집 등 유아교육기관부터 대학까지 핼러윈 파티가 부지기수로 열린다.

에버랜드, 롯데월드 등 대형 놀이공원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매년 10월 말과 11월 초만 되면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서울 경기의 특정지역은 몸살을 앓는다.

넘치는 인파가 경제에 도움도 주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게 유발해서다.

이런 축제가 코로나로 중단됐다 3년만에 재개됐고 이태원에서 끔찍한 압사참사를 초래했다.

꽃다운 청춘을 즐기려 핼러윈에 나섰다 변을 당한 150여 젊은이들. 스러져간 그들의 명복을 빌며 좀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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