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에는 어떤 사실을 기록하는데 앞서 '사신왈(史臣曰)'이라는 구절을 앞에두고 써 놓은 내용들이 종종 발견된다.

사관(史官)들이 직접 보고 듣지 않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었던 정보나 소문들을 적을때 사용된 기록이다.

요즘으로 치면 '카더라'와 같은 의미의 기록인 셈이다.

조선왕조실록이  궁궐 안 사실적 이야기만 담는게 아니라 소문과 풍문도 기록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카더라'와 관련있는 개념 또는 용어는 무수히 많다.

대표적인 것이 소문(所聞)이다. 소문이란 그 내용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세상에서 얘기되는 이야기를 말한다.

거의 같은 의미이지만, 거짓이라는 쪽에 무게를 둔 표현으로 뜬소문, 루머(rumor), 유언비어, 풍문 등 다양하게 표현된다.

심리학자들은 소문을 '어떤 집단이 모호한 상황에 빠졌을 때 그 상황을 설명하려는 집단적인 노력'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소문의 강도는 그 내용의 '중요성'과 '불확실성' 모호함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도 했다.

사안에 따라 소문의 파급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묻지마, 찌라시, 엑스파일 등도 있다.

조금더 나가면 유언비어 괴담으로 정도가 점점 높아진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당사자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때문에 심한 경우 '카더라'로 인해 종국엔 생명까지 잃게 한다. 

이처럼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인류의 탄생과 함께 해온 '카더라' 병폐의 심각성이 있음에도 지금까지 활개를 치는 건 '카더라의 이중성' 때문이다.

근거를 모르는 소문이라도 '상식적' 또는 '경험적'으로 그럴 개연성이 높다며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항상 존재 해서다.

그리고 이러한 소문은 때론 사실로 드러나기도 해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양날의 칼처럼.

일부 학자들은 오류적 진실 효과라 진단하기도 한다.

'카더라'는 진위가 불확실함에도 반복적으로 들음으로써 진실처럼 여기는 법칙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이후 시중을 비롯 SNS와 정치권에서 발호(跋扈)하고 있는 수많은 '카더라' 통신을 접하며 '아님 말고식' 폭로가 '횡행(橫行)'하게 된 작금의 현실이 슬프고 안타깝다.

진실 게임에서 대부분 패하지만 '카더라'를 믿는 사람들이 줄지 않고 있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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