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동의 視角] 노인연령 기준 상향 논의, 정치권도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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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동의 視角] 노인연령 기준 상향 논의, 정치권도 나서야 한다
  • 김갑동 대표이사
  • 승인 2022.09.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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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동 대표이사

 

- 고령자 계속고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 주도 해야
- 현행 65세 기준 2025년부터 1세씩 높이는 정부방안
- 노인부양률 맞물린 예민한 사항 정치인 역할 기대


'가동연한(稼動年限)'이란 법정용어가 있다. 사람이 일정 직업을 가지고 더는 일을 할 수 없어 소득을 발생시킬 수 없다고 인정되는 나이를 뜻한다. 

다시말해 일을 해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시기를 뜻하는데, 소득연한이라고도 한다. 

보통 정년과 같은 의미로 쓰이고,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영구 장애를 입었을 때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척도가 된다.

대법원 판례로 인정된 직업별 가동연한은 천차만별이다. 

축구선수·골프장 캐디는 35세, 프로야구 선수 40세, 보육교사 57세, 탤런트·개인택시운전사 60세, 농업 종사자 60세, 소설가·의사·한의사·육체노동자 65세다. 

가장 긴 직업은 변호사·법무사와 목사·승려 등으로 70세다. 모두가 법으로 정년이 정해지지 않은 직업군으로 사회적 통계와 함께 육체적·정신적 역량을 종합해 결정된 나이들이다.

그러나 비슷한 직업군이면서 여기서 제외된 사람들이 있다. 정치인이다. 

정치인 정년을 정하는 것은 피선거권 박탈과 마찬가지로 ‘위헌’이라는 게 제외 이유다.

그러나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가동연한은 있다. 변호사 등보다 짧고 소설가보다 긴 67~68세라는 것이다. 

하지만 근거가 더 희안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지역구를 관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국회에서 머리싸움·몸싸움도 해야 하는 정신·육체노동자적 성격이지만 책임질 일도 없으니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다는 점에서 소설가보다 오래 살 것 같아 그렇다’는 것이니 말이다.

이런 정치인 가운데 지금도 중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모 의원이 8년전 당시 79세였던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닦달한 적이 있다.

“79세면 쉬어야지 왜 일을 하려고 하나? 정년제도가 있는 것은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져 쉬게 하는 것”이라며 핀잔을 줬다.

그러자 피감자가 “그렇게 느끼시는 거야 위원장님 권리지만, 최근 내 신체 나이가 64세로 병원 검사에서 나왔다”며 “위원장님보다 팔굽혀펴기도 더 많이 하고 옆차기, 돌려차기도 한다. 먹는 약도 하나도 없다”고 맞받아 장안의 화제가 됐다. 국회의원은 지탄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그 때 다그친 국회의원은 설훈의원으로 올해 70세가 됐으며 조크로 응수한 이는 토크쇼의 대부였던 윤종승, 연예명 ‘쟈니 윤’으로 재작년 84세로 별세했다.

정년 없는 사람이 직업에 대해 나이의 많고 적음을 거론한 사례는 이뿐 만이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나이를 들먹여 ‘가동연한’ 운운 함으로써 심한 역풍을 맞은 사례도 부지기수다.

아무튼 정년없는 정치인들 앞에 조만간 현행 65세인 노인연령 기준을 2025년부터 10년 단위로 1세씩 올려보겠다는 정부 방안이 연구과제로 놓이게 될 전망이다. 

덩달아 정년 연장 등 고령자 계속고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주도해야 하는 숙제도 떠안게 됐다.

노인연령 상향 조정 논의는 자연스럽게 정년 연장 이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반드시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도 함께 있어야 하는데 과연 정치권이 어떤 능력을 발휘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툭하면 일하는 노인들을 폄하하는 국회의원들이 아직도 건재한 가운데 올려질 이번 사안은 고령자 계속 고용과 노인부양률이 맞물린 예민한 사항이어서 더욱 그렇다. 

120세 시대 논의의 시작이라 아직 예단은 성급하지만 국가 미래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데 앞으로 정치인들의 역할을 새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