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행복지수는 어떻게 측정할까? 전문가들은  물질적 수준, 시간 사용, 학습, 대인 관계, 안전한 환경,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 등으로 구분해 측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는 이같은 방법으로 '한국 아동 삶의 질'을 조사, 발표한 적이 있다.

연구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우리를 포함 전세계 35개국 아동 12만818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35개 나라에는 독일, 프랑스, 영국부터 알바니아, 알제리,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국가까지 망라됐다.

그렇다면 비교 결과 우리나라 아동의 행복지수 순위는 어땠을까. 불행하게도 최하위권인 31위였다.

학습에 대한 만족도(25위), 안전한 환경에 대한 만족도(26위),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도(28위), 물질적 수준에 대한 만족도(29위), 시간 사용에 대한 만족도(31위) 등 대부분의 설문에서 순위가 낮게 나왔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이같은 원인이 우리의 '경쟁적인 교육제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을 내놨다.

아울러 "아동 개인이 자신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자신의 시간을 주도적으로 만족스럽게 활용하면서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사회가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도 했다.

비슷한 시기 보건복지부는 OECD 27개국 중 우리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가 최고 낮다는 아동실태조사 통계를 발표했다.

OECD 27개국의 아동 삶의 만족도는 평균 7.6점이며, 스페인 8.1점, 스웨덴 7.7점, 미국 7.5점 순인데 우리는 6.6점에 불과했다는 내용이다.

반면 아동이 느끼는 '결핍지수'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여가활동이나 음식 섭취 등 삶에 필요한 것을 누리지 못한다는 결핍지수를 보면 한국은 31.5%로, 이탈리아(13.3%), 영국(5.5%), 스웨덴(1.3%) 등과 비교해 매우 높았다.

조사 결과 우리 아동들의 결핍지수가 이처럼 높은 것은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아동의 70.2%는 시간이 부족(항상 부족 16.9%, 가끔 부족 53.3%)하다고 답해서다.

시간부족 이유는 학교(27.5%), 학원 또는 과외(23.3%), 자기학습(19.6%) 등 공부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아동이 부모와 함께 보낸 시간도 하루 평균 48분에 불과했다.

소득 3만불시대 어두운 그늘이라 할 수 있는 이같은 현실속에 최근 '만 5세입학 학제개편안'을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나라가 혼란에 빠졌었다.

입시경쟁이 치열해질 수도 있고  유아의 아동 발달에도 맞지 않는다는 강한 저항에 부딪친 것이다.

결국 없었던 일로 가닥이 잡혀가지만 후유증은 계속 남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했다.

아동 삶의 질에 절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을 사회적 합의없이 조삼모사(朝三暮四)한 정부 행태. 비난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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