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공장이었던 수원연초제조창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그 자리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다. 일부 건축물은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됐고 일부 부지는 공원으로 조성됐다. 이곳이 ‘대유평공원’이다. 장안구 정자동 948번지 일원 약 11만㎡ 규모로 조성된 공원 내에는 지역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111CM(111 커뮤니티 문화제조창)’도 있다.

대유평공원은 ㈔한국조경학회와 국토교통부가 공동 주최한 ‘제12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지난해 영통구 망포동에 있는 글빛누리공원이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받은 데 이어 수원시 공원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관계자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지난 해 11월 개방한 대유평공원의 테마는 ‘도심 속 그린허브·시민소통 문화공간’이다. 원래 이곳은 조선시대 정조대왕이 계획한 대유둔전이었다. 1795년 농경 시설 확충과 화성 경영 재원 마련을 위해 조성했다. 수리시설인 만석거와 축만제 등도 함께 만들어졌다. 이후 대유평은 농업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곳에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담배를 생산하는 연초제조창을 지었고 1971년 4월 1일부터 담배 생산을 시작했다. 여기서 나온 담배가 시나브로, 88, 라일락, 한라산, 디스(THIS) 등이다. 연초제조창은 수원시민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곳에는 한때 1500명의 노동자가 일한 적도 있다. 그러나 대유평 연초제조창은 32년만인 2003년 3월 14일 가동을 중단했고 폐쇄된 공장과 부지는 20년 가까이 방치됐다.

수원시는 지난 2017년 대유평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했다. 개발의 혜택은 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대유평공원과 111CM이다. 111CM은 정자동 111번지에서 모두가 하나 되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희망을 담아 커뮤니티(ComMunity)에서 C와 M을 조합한 것이다.

대유평공원은 여유와 힐링을 선물하는 공원으로 시민 접근성도 우수하다. 대각선으로 흐르는 부지 모양을 따라 중심부에 나들마당, 생태연못, 생태계류 등이 조성돼 있다. 주변부에는 숲속놀이터, 왕벚꽃길, 물가쉼터, 전망데크 등도 만들었다. 도로 위 둔덕과 바람언덕, 지붕정원도 꾸며놓았다. 대유평공원이 조성되면서 그동안 단절돼있던 서호천과 숙지산의 녹지축도 연결됐다. 대유평은 시민의 생태 보행로이자 주변 상업지역, 주거지역을 연계하는 도심 속 열린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수원의 또 다른 명소가 된 대유평공원을 잘 보살피는 것은 시민들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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