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광교박물관이 지난 16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2022년 수원광교박물관 테마전 ‘근대관광, 금강산 열다’를 개최하고 있다.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의 금강산 관광 문화를 볼 수 있는 전시회다. 옛 자료 수집에 평생을 바친 고 사운(史芸) 이종학(李鍾學, 1927~2002) 선생이 수원시에 기증한 유물 가운데 금강산 관련 자료를 따로 뽑아서 전시하고 있다.

사운 선생은 독도와 이순신 장군, 일본 침략사, 항일 운동사 자료수집에 평생을 바친 수원의 인물이다. 현재 수원시 명예의 전당에 올라 있으며, 수원광교박물관엔 선생의 유족이 수원시에 기증한 소중한 자료를 모아둔 '사운실(史芸室)'이 있다.

이번 테마전은 세 파트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는 조선시대의 금강산 유람 관련자료, 두 번째는 일제강점기의 금강산 관광 양상과 금강산 관광지 개발 관련 자료, 세 번째는 당시 금강산을 관광한 사람들의 기행문으로 보는 금강산 관광 등이다. 일제강점기 영화에 수록된 1930년대 후반 금강산 관광 장면 영상도 볼 수 있고 일제시기 관광 사진엽서에 글을 써볼 수도 있다.

남북으로 갈라진 이후 금강산 관광길이 막혔으나 1998년 11월19일 아침 금강산관광객 826명을 포함한 1418명을 태운 현대금강호가 금강산 자락이 장전항에 도착함으로써 금강산 관광이 처음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약 10년 뒤인 2008년 7월 11일까지 금강산관광을 다녀온 관광객은 193만4662명(해로관광 55만2998명, 육로관광 138만1664명)이나 됐다. 이 기간 동안 남과 북에는 화해·공존의 기운이 넘실댔다. 금강산 가는 길은 평화로 가는 길이었다.

하지만 2008년 7월11일 이른 새벽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장전항 해변을 산책하던 관광객을 인민군 초병이 총격한 이후 금강산 길은 끊겼다. 중단된 금강산관광길이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국내외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수원광교박물관의 ‘근대관광, 금강산 열다’ 테마 전시회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다시 열려라, 금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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