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이름은 지역명을 따르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국내엔 지역명을 배제한 채 특정인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공항이 많다.

그런가 하면 비아냥섞인 명칭의 공항도 여럿 있다.

물론 공식명칭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 명칭이기도 하다.

청주공항의 또다른 이름 ‘노태우 공항’, 강원도 양양의 ‘김영삼 공항’ 등이 대표적이다.

유치에 공을 세운 정치인 이름으로 불리는 전남 무안공항(일명 한화갑 공항), 경북 울진공항(일명 ’김중권 공항),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의 예천공항(일명 유학성 공항)도 있다.

이들 공항은 수요 예측과 타당성 검토없이 선거용으로 건설한 공항이라고 해서 ‘정치공항’으로 불리기도 한다.

불명예스런 별칭도 갖고 있다.

유령공항(양양), 고추말리는 공항(예천), 배추밭 공항(김제) 등등.

건설이 중단되거나 개항이후 세금먹는 하마로 변해 적자에 허덕이는 모습을 표현한 것들이다.

지역을 발전시키고 하늘길을 연다며 정치인과 지자체가 밀어붙인 결과의 산물이며 모두가 표를 의식한 정치인의 욕심이 불러온 ‘지방공항 잔혹사’다.

전국 15개 공항 중에서 10개 공항이 여기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지금 전국은 공항 건설을 놓고 또 몸살을 앓고 있다.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대구에선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을, 광주는 '광주공항이전특별법'을 왜 안 해주느냐고 아우성이다.

심지어 만성 적자의 무안공항에서 1시간 거리인 새만금국제공항 건립도 추진 중이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이지만 모두 표와 연결 돼있어 끊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6·1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 모두 경기남부국제공항 유치를 공약으로 내놨다.

먼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발표했다.

"당선되는 즉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무총리 산하 '군 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 국제공항 설치 TF' 신설을 강력히 건의하고 경기도청에는 추진단을 설치하겠다"는 것이 공약 핵심이다.

민주당 김동연 후보도 “경기도에 절실한 반도체 공항을 더해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을 만들겠다”며 "경기국제공항엔 경항공기 전용 활주로를 놓아 화성 궁평항의 요트장, 화성 국제테마파크와 연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잘 알려졌다시피 경기남부국제 항은 수원군공항 이전을 전제로 건설되는 공항이다.

때문에 그동인 해당지역인 수원과 화성을 비롯, 인근 6개 시.군간 갈등의 골이 매우 깊다.

주민간 합의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나온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공약.

표만 얻고 팽겨치는 공약(空約)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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