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도시계획(용도지역 지정계획)수립용역(안). (자료=수원시)
수원도시계획(용도지역 지정계획)수립용역(안). (자료=수원시)

수원시가 1965년 수립한 수원도시계획(안)에는 용도지역과 간선도로가 계획돼 있다. 제1순환도로(도심선), 제2순환도로(성곽 밖), 제3순환도로(서부우회도로와 경수산업도로)가 계획됐다. 

수원시의 도로망계획은 1965년 수원도시계획수립용역(안)에서 제안됐다. 제1순환도로는 장안문~팔달문~교동사거리~수원역~서문교차로~장안문에 이르는 도심노선이 계획됐다. 제2순환도로는 수원화성과 일정한 거리를 둔 노선이 제안됐다. 제3순환도로는 우측으로 1번국도 대체노선인 경수산업도로가 계획됐으며, 서쪽으로는 현재 서부우회도로 노선이 제시됐다.

1967년 도시계획 재정비에서는 제1순환도로인 도심순환도로가 계획에 반영됐다. 그리고 제2순환도로는 일부 구간만 반영됐다. 제3순환도로 역시 재조정돼 서부우회도로는 구운사거리~고색사거리~화성시 경계까지만 반영됐다. 그리고 동쪽은 경수산업도로 전 구간이 계획에 반영됐다. 

삼성전자 주변 모습.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삼성전자 주변 모습.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왼쪽 사진은 1974년 삼성전자 주변이 자연상태인 전답과 임야의 모습이다. 오른쪽은 2021년의 사진이다.

1967년 삼성 이병철 회장은 삼성전자 입지를 수원시 천천동 현재 성균관대학교 자리로 결정했다. 수원 이병희 국회의원의 권유였다. 그리고 30만평의 부지 매입에 들어갔다고 언론인 이창식이 2020년 저술한 ‘마당발 정치인 이병희 평전’은 밝히고 있다. 토지매입이 완료될 무렵 이병철 회장이 현장을 방문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이후 이병철 회장은 “공장부지로 쓰려면 계곡을 메꿔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다른 땅을 구하시오.” 라고 퇴짜를 놓았다고 한다. 그 뒤 이 회장과 이병희 의원은 승용차에 동승해 수원의 변두리를 한 바퀴 돌아보게 됐는데 원천동 일대의 전답을 보더니 이 회장은 “이 일대 땅 30만평을 사주시오.” 라고 뜻밖의 말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삼성전자를 수원시 원천동 일대에 건립하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매입한 천천동 30만평의 부지활용이었다고 한다. 당시 삼성은 성균관대학을 인수한 상태였다. 이 소식을 들은 이병희 의원은 이병철 회장을 찾아가 “천천동 땅에 성균관대 캠퍼스를 옮기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하자 이병철 회장이 "아, 그런 방법도 있었나. 대학 전부를 옮길 수는 없겠지만 일부만이라도 이전하는 계획을 세워보라"고 참모에게 지시함으로써 천천동 땅에 성균관대학을 건립하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 진입도로가 없다는 것이었다. 수원시와 성균관대학은 구운사거리에서 학교 정문까지 서부우회도로 일부 구간을 학교에서 뚫기로 합의했다. 그리하여 서부우회도로를 1972년 지지대고개에서 고색사거리까지를 25m 폭으로 8.25km를 도시계획결정을 추진했다. 그리고 구운사거리에서 성균관대학교 정문까지 도로를 개설했다.

성균관대학교 공사현장 모습.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성균관대학교 공사현장 모습. 1977년도 사진이다. 구운사거리에서 학교정문까지 도로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학교내 도로와  단지 조성중인 모습이 보인다.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이후 성균관대학은 행정절차를 마친 후 1976년 2월 6일 수원 제2캠퍼스 착공식을 가졌다. 1979년 학교건립공사가 완료되자 수원엔 자연계열 캠퍼스가 자리잡게 됐다. 이후 수원시는 성대역에서 성대 정문까지 남은 구간 도로를 완성했다. 이런 모습은 1980년대 말까지 변하지 않았다. 

천천택지개발 공사현장 모습(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천천택지개발 공사현장 모습. 1995년도 사진이다. 지지대 고개에서 성대역방향으로 서부우회도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성대역 북쪽 서부우회도로가 멈춘 곳에 천천택지개발사업 공사가 진행중이다.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1989년 4월 22일 한국토지공사는 장안구 천천동 서부우회도로변에 24만7556㎡(7만4900평)에 천천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수원시는 토지공사로 하여금 성대역부터 택지개발사업지구까지 서부우회도로(35m폭 360m)구간의 도로를 개설하는 조건을 제시해 서부우회도로 일부 구간 도로개설이 추진됐다. 

이렇게 되자 수원시는 그동안 미뤄왔던 서부우회도로 추진계획을 세우게 된다. 서부우회도로는 1991년 제1공구에 대한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진행됐다. 지지대고개에서 고색초등학교까지 전체 길이 8.25km 구간을 4개 공구로 나눴다. 

제1공구는 지지대고개에서 천천지구 택지개발지구까지 2.35km, 폭 35m로 정했다.
제2공구는 천천택지개발지구 0.36km 구간을 한국토지공사가 맡아서 추진하기로 했다. 
제3공구는 성대역에서 수인국도구간 1.64km로 정했다. 
제4공구는 구운사거리에서 고색사거리까지 3.9km로 정했다.
 
1,2공구의 추진은 큰 문제없이 추진됐다. 그러나 3공구의 추진이 문제였다. 이미 성균관대학에서 25m 폭으로 건설한 구간을 35m로 확장해야 했다. 그리고 성대 정문에서 성균관대역까지는 수원시에서 25m폭으로 공사를 했기에 35m폭으로 확장을 해야 했다. 그런데 성대역 지점의 지형이 문제였다. 도로선형도 일치하지 않았고, 지형 또한 고저차가 10m이상 발생해서 고저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가차도를 설치해야 했다.

성균관대역 공사 전후 모습.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성균관대역 공사 전후 모습. 왼쪽은 1990년도 사진이다. 구운사거리에서 성대역까지 도로가 개설돼 있다. 오른쪽은 2021년 성대역 주변지역이 개발 완료된 모습이 보인다.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큰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성대역 고가차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50m폭으로 확장해야 했다. 확장구역에는 당시 성대역 부근에서 유일하게 형성된 상가건물 7동이 있었다. 여기에 50여 세대의 상인들이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철거민대책협의회를 결성해 상가 이주대책을 주장하고 나섰다.

당시 공공사업으로 주택이 철거되는 경우 아파트분양권을 알선해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므로 도로사업으로 철거되는 상가는 보상금과 이주비, 영업보상이 적용될 뿐 이었다. 이들 50여 상가주민들은 1년 동안 영업을 전폐하고 시청에서 집단 농성을 했다. 결국 법적인 근거가 없어 이주대책을 못해주자 각자 다른 곳에 둥지를 마련해야 했다. 

제4공구는 수인국도에서 고색초등학교 구간 3.9km 구간이다. 이곳은 대부분 평야지대일 뿐 아니라 농경지로 돼있었다. 그리하여 1970년대 경지정리사업을 시행하면서 당시 25m 폭을 확보한 곳이 많았다. 1986년 12월 25m 폭을 35m로 확장하는 도시계획이 확정됐다. 그런데 이 때 도로선형을 직선으로 계획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탑동사거리 지하차도 공사현장 전후모습.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탑동사거리 지하차도 공사현장 전후 모습. 왼쪽은 1995년도 탑동사거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른쪽은 2021년 탑동지하차도가 건설된 모습이 보인다. 지하차도가 새로이 계획한 것이고 오른쪽이 구길이다.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또한 금곡·호매실동이 수원에 편입됨에 따라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를 대비해 탑동사거리에 지하차도를 설치해야 했다. 그런데 이곳 역시 성대역 지점과 같이 지하차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선이 돼야 했으며 도로 폭 또한 확장이 돼야 했다. 

도로계획선이 바뀌자 도로에 새로이 편입된 토지주들은 심하게 반발했다. 이곳은 다행히 건물이 없어서 성대역 만큼 주민들과 갈등을 겪지는 않았다. 도로에 편입된 토지주 중 민원을 가장 격하게 제기했던 한 분은 나중에 “그때 김충영 과장이 잘 계획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지금까지 친분을 맺고 있다. 특히 화성연구회 회원이 돼 지금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수원 서부우회도로는 1991년 선배 공무원들이 시작했다. 필자는 1994년 건설과 도로계장으로 발령받아 서부우회도로를 담당했다. 이어 1995년 2월 도로과장으로 승진해 1998년 10월 고색사거리까지 1단계 사업 8.25km를 완성했다. 

이후 수원 서부우회도로 2단계 사업은 고색공단을 조성하면서 추진됐다. 나머지 구간은 화성시에서 담당해서 서부우회도로 전구간이 완성됐다. 서부우회도로는 1번 국도를 우회하는 수원의 중요 간선도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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