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과학인가? 예술인가? 또는 비즈니스인가?
혹은 이 세 가지 전부인가?
여기서 광고가 비즈니스이고, 번창하고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2021년 우리나라는 12조5500억원(방송, 인쇄, 디지털, OOH)의 광고비가 쓰였다. 광고는 우리나라 소비경제를 앞지르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급속한 발전을 더 하는 성장 비즈니스이다. 세계 최고의 매출을 기록한 구글의 글로벌 총 매출 300조의 80%인 240조의 광고 매출을 살펴보면 코로나 이전 대비 크게 향상되었고, 네이버(3.4조), 카카오(3.2조) 모두 플랫폼 부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한 것을 보더라도 코로나 이후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이 더욱 빨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로 사람들은 광고가 과학의 범주에 들어가느냐, 혹은 예술의 범주에 들어가느냐, 하는 문제로 궁금해하고 있고, 광고 전문가나 학자들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일치하고 있지는 않다. 광고는 이들 영역의 특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크리에이티브 담당자들은 예술이라고 칭하기를 좋아하며, 자신의 창의적인 역량을 통해 효과적으로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방법을 만들어 낸다고 해서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부르기를 좋아한다.

한편 필자와 같은 마케팅 학자들은 광고를 과학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광고를 가리켜 차가운 머리(과학)와 뜨거운 가슴(예술)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칭하는데 필자는 이 말을 아주 좋아한다.

광고는 지식의 감성을 축적하고 있다. 옛 폼페이시에서도 Want advertising (구인, 구직광고)가 있었고 Classified advertising(안내광고)의 역사는 신문의 역사와 같이하고 있다. 이렇게 긴 광고의 역사는 관찰과 실험을 위한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광고는 비판적으로 시험 되고 있다.

또한 마케팅 학자들은 판매전략의 요소 중 어느 것을 간단하게 제거할 수 없다. 정상적인 마케팅 상황에서는 product(제품), price(가격), place(유통경로), Promotion(촉진) 요소들이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전 시험의 결과들도 실제 시장 상황에 들어가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마케팅 활동에서 원인과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태도가 판매를 좌우하는지 혹은 판매가 태도를 규정 지우는지, 어느 것이 먼저이고 어느 것이 나중인지 그야말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식의 어려움에 빠지고 마는 경향이 있다. 

광고는 인간의 행위를 다루고 인간의 행위는 예측할 수 있지 않고 보편타당성이 없다. 게다가 광고는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사업이다. 광고가 끊임없이 측정할 수 있고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하고 있으나 역시 광고의 즉흥적인 핵심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 창작성)에 있다.

광고에 있어 기본적인 결정은 역시 판단적이고 광고의 결과는 인간의 행동에 의존한다.

이처럼 광고가 인간을 다루고 광고물이란 인간의 예술적 창의성의 표현인 이상 광고는 결코 과학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예술의 정의를 살펴보기로 하자.

예술이란 미의 생산, 특히 눈에 보이는 미의 생산과 미술로써 창의적 발상의 작업이다.

광고를 예술이라고 부르는 데는 피상적이기는 하지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광고가 과학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예술이다.

둘째, 광고가 인간 행동에 관심이 있고, 과학이 인간 행동을 예측하는 일에 정확한 측정 능력이 없으므로 영원히 예술임에 틀림이 없다.

셋째, 광고라는 작업을 예술가의 기술과 도구를 사용한다.

넷째, 흔히 광고 작업은 예술적이다. 이는 광고 제작에 많은 기성 예술작품이 활용되는 예에서 알 수 있다.

필자는 광고가 직감적으로 창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예감, 영감, 육감 등 이 모두가 창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위험한 것은 시장에서 제품의 유사성 때문에 이들의 공헌을 과소평가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예술과 광고와의 차이는 분명해진다.

예술은 움직여야 한다. 예술은 정열을 일으키고, 눈을 뜨게 하고, 진실을 폭로하고, 관심을 갖게 하고, 영감을 주고, 승화시키고, 정화하고, 그것에 심취하게 만든다. 이렇게 예술의 기능은 여럿이다.

한편 광고는 어떠한 형태로든지 미학적 만족의 사치를 즐길 여유가 없다. 광고는 신문, 잡지를 예쁘게 장식하기 위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광고는 상품을 팔도록 의도되어 있고, 보다 현실적으로 상품의 판매과정을 돕는 일을 한다. 광고 작품의 미학적인 내용이 대중으로부터 크게 호평을 받을지 모르나 만일 그것이 판매와 직결되지 못하면 그 광고 작품은 실패작이 되고 만다.

기케르(Cicero)가 웅변을 마쳤을 때 사람들은 훌륭한 웅변이라고 칭했지만, 데모스테네스(Demosthenes)가 웅변을 마쳤을 때 사람들은 행진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자가 예술에 해당한다면 후자는 광고를 두고 한 이야기다.

예술이란 그 자체에 목적이 있지만, 광고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광고가 마치 과학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것처럼 광고를 향한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

그것은 광고 기능의 변화를 나타낸다. 이러한 변화는 예술로서의 광고와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대중매체 모두에 대해 관계를 갖는다.

그러나 소통은 본질상 상징적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 있는 방법으로도 수치화시킬 수 없다.

광고에서는 어떤 매체가 효과적인가? 어떤 매체가 주목성이 좋은가를 알아내어 그곳에 광고비를 투입해야 한다.

의사결정은 이루어져야 하고, 특히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그리고 사회에 대해 엄청난 힘을 산출하는 소수의 사람 때문에 그들은 잘 알려진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마지막 분석에서 그들은 적당히 과학적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라 좋든 나쁘든 판단에 근거한 결정들이다.

그 판단은 광고의 기술이지 과학이 아니다. 광고 비즈니스가 그 반대의 망상을 추구할 때 위험에 빠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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