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도서관 맞습니까?' 그림책을 특화주제로 운영되는 매여울도서관 책뜰에서 한 어린이가 책을 보고 있다.(사진=수원시)
'여기가 도서관 맞습니까?' 그림책을 특화주제로 운영하는 매여울도서관 책뜰에서 한 어린이가 책을 읽고 있다. (사진=수원시)

 [수원일보=정준성 기자] 인문학 도시답게 수원에는 도서관이 많기로 유명하다. 불과 10년전 까지만해도 10여개였던 공공도서관이 어느새 2배이상 늘어 20여개가 됐다. 숫자만 화려한 것이 아니다. 보유 장서(藏書)도 알차다. 수원시도서관은 지난 3월 말 기준 총 299만9130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시민 1인당 장서수로 환산하면 2.53권이다. 거기에 매년 투입되는 책 구입 예산도 인색하지 않다. 시는 시민들에게 양질의 도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간 12억원 이상의 예산을 도서구입비로 활용한다. 시민의 문화적 욕구 해소와 책 읽는 도시를 위해 갖춘 수원시의  도서관 인프라 덕분에 도서관은 연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열람실과 자료실, 문화행사 등으로 도서관을 찾은 누적 이용자는 연간 321만5763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만도 가입된 도서대출 회원은 32만명 이상이다. 연간 146만4367명이 383만7667권의 도서를 대출해 1일 평균 5083여명의 회원이 1만3352권의 도서를 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침 오늘(12일)부터 18일까지 1주일동안 도서관 주간이 진행된다. 그동안  수원시도서관이 책과 시민을 잇기 위해 진행해온 다채로운 서비스와 이용 방법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필요한 모든 책, 수원시도서관이 빌려드립니다

시민들의 도서 대출 및 반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수원시청역에 마련된 스마트 책나루 도서관(사진=수원시)
시민들의 도서 대출 및 반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수원시청역에 마련된 스마트 책나루 도서관. (사진=수원시)

 수원시도서관은 양적 증가 뿐 아니라 시민의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고안해 제공하며 발전해 왔다.

대출과 반납을 용이하게 하는 것은 물론 시민이 원하는 책을 신청하고, 전집류도 한꺼번에 빌릴 수 있는 등 도서관 서비스가 진화하며 시민과 책을 연결했다.

지하철역을 이용한 책나루 스마트 도서관이 대표적이다.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역사 한 켠에 도서 대출 및 반납기를 두고 언제든 도서 대출과 반납이 가능케한 간이 도서관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도서를 어느 역에서 찾아갈지 정해 대출 신청하면 해당 도서관에서 2~3일 내에 책나루도서관에 가져다 둔다.

책이 비치됐다는 문자를 받으면 새벽 5시부터 밤 11시30분까지 언제든 책을 찾아가면 된다.

책나루도서관은 ▲고색역 3번 출구 ▲성균관대역 3번 출구 및 환승주차장 연결통로 ▲수원역 국철 서편 입구 ▲수원시청역 주개찰구 옆 ▲망포역 타는 곳 3, 4번 입구 ▲영통역 2, 8번 출구 ▲광교중앙역 2번 출구 등 총 7개소에 마련돼 있다.

책나루도서관을 통해 지난해 1년간 7만7천여권의 책이 대출됐고, 14만여권이 반납됐다. 출퇴근이나 귀갓길에 오며가며 책을 대출할 수 있어 시민들의 도서 이용에 큰 도움을 준 덕분이다.

도서관에 구비되지 않은 도서를 신청해 새 책을 빌려보는 서비스도 있다.

지역 내 서점 21곳과 연계한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수원시도서관에 원하는 자료가 없을 경우 자료 구비를 신청해 새 책을 받아보는 첫 대출자가 될 수 있다.

특히 ‘희망도서 바로대출’의 경우 신청한 회원이 가까운 지역 서점에서 직접 책을 받을 수 있어 도서관에서 책을 구비하느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여준다.

이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1년간 2만2천여권의 책이 이용자를 만난 뒤 도서관에 소장됐다.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 쉽게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전집을 장기간 빌려주는 도서관서비스도 있다.

버드내도서관이 올해 시작한 전집대출 서비스로, 수원시 도서관 정회원에게 유아동 전집 한 질을 40일간 대출해 준다.

비룡소 그림동화, 칼데콧상 등 그림책상 수상작 컬렉션, WHY 한국사+세계사, 내일은 실험왕, 용선생 시끌벅적 과학교실+세계문학여행 등 유명 전집류 60여권 전권을 집에 쌓아두고 볼 수 있다.

어린이 영어 원서도 전집대출 구성에 포함돼 있다.

버드내도서관은 올해 5차에 걸쳐 전집대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도서관 인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단체대출 서비스도 있다.

50~200권 내외의 도서를 30일간 대출해 다수의 어린이들이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

◇더 편리하고 더 쉽고 더 가까운 도서 서비스

수원시도서관 지도
수원시도서관 지도.

 시민이 편리하게 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는 것은 수원시도서관의 주요 목표다.

수원시도서관이 지난해 10월부터 모바일 앱에 가족회원 등록 기능을 추가해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도 바로 편리성 때문이었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 회원이 도서관회원증을 모바일 앱으로 사용할 경우 개별 ID로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해야 하는 불편을 개선한 것이다.

가족 단위로 도서관을 찾는 회원들이 효율적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도서관이 더 친근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수원시도서관의 통합 전자잡지 구독 서비스는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잡지 탐독을 지원한다.

PC와 모바일을 통해 215종에 달하는 국내 잡지에 게재된 기사 뿐 아니라 과월호를 열람할 수 있는 덕분이다.

언제 어디서든 전용뷰어를 통해 과학, 기술, 산업, 교양, 교육, 문화, 예술, 시사, 경제, 여행, 취미, 인터넷 등 관심 분야의 잡지가 내 손 안에 있는 셈이다.

지난해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연간 3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이 5만2천여권의 전자잡지를 이용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택트 시대에 걸맞는 도서정보 서비스를 확대하고자 사서들이 직접 선정하고 제작한 ‘북트레일러’ 영상을 도서관 홈페이지와 SNS에 게시하고 있다.

각 도서관별 전시도서를 소개하는 1분 내외의 동영상물을 사서가 직접 제작,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에 업로드해 책을 소개한다.

지난해 52권의 책 소개 영상이 제작돼 6만여회 조회되는 등 비대면으로 시민들의 독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숲으로 공원으로…확장되는 도서관

가족 등 단위 이용객이 책을 보며 힐링할 수 있는 광교푸른숲도서관 개별 독서공간 책뜰(사진=수원시)
가족 등 단위 이용객이 책을 보며 힐링할 수 있는 광교푸른숲도서관 개별 독서공간 책뜰(사진=수원시)

수원시도서관은 건물 밖 자연으로 확장하며 시민들에게 힐링을 선물하기도 한다.

광교호수 인근 숲속에 자리잡은 광교푸른숲도서관은 광교호수공원과 광교신도시를 한 눈에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백미는 책뜰이다.

도서관 옆 녹지공간을 활용해 마련된 총 5개의 개별 공간에서 녹음을 즐기며 편안하게 숲 속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이용자들을 위해 책뜰 휴식 북큐레이션이라는 특별한 책 전시 행사도 진행한다.

매월 1일 수원시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다음달 이용분에 대한 접수를 선착순으로 진행하는데 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

세계유산 수원화성 창룡문 인근에 위치한 창룡도서관은 도서관 주변 환경을 이용한 책나들이 프로그램을 간헐적으로 운영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2권과 성인 도서 1권 등 추천도서와 돗자리, 색연필과 보드게임 등 놀이소품이 담긴 꾸러미를 들고 가족끼리 인근으로 책나들이를 떠날 수 있다.

매주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꾸러미를 이용한 후 반납하면 되는데, 코로나19로 가까운 곳에서 봄을 즐기고 싶은 가족들로 4월 프로그램은 모두 예약이 완료될 정도로 호응이 높다.

확장된 도서관은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자로 발전하는 가능성을 열었다.

책뜰에서 독서하며 힐링을 경험한 이용자들이 다음 이용자를 위한 도서를 추천하는 ‘시민 약사님의 책처방’ 같은 프로그램이 독서시민을 연결한다.

37명의 이용자가 가족관계 개선을 위해 ‘스님의 주례사’를, 사람 때문에 힘든 사람을 위해 ‘나는 심리치료사입니다’ 등 103권을 추천하며 책으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며 시민 북큐레이터라는 자부심을 얻었다.

◇특별한 주제 찾아보는 재미 ‘솔솔’

지난해 리모델링을 통해 깔끔하게 변화한 북수원도서관 내 미술특화자료실에 미술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사진=수원시)
지난해 리모델링을 통해 깔끔하게 변화한 북수원도서관 내 미술특화자료실에 미술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수원시)

수원시 20개 공공도서관들은 각각 특화된 주제가 있다. 특정 주제의 장서를 집중적으로 보유·관리하는 자료실을 운영해 깊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특화 주제는 수원학, 인권, 과학, 육아, 문학, 레저, 건강, 미술, 생태, 디자인, 철학, 그림책 등 중복 없이 매우 다채롭다.

개관 2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시 최초의 도서관 선경도서관은 향토자료를 중심으로 한 ‘수원학’ 특화 도서관이다.

3만2천여권이 넘는 향토자료와 족보 915권, 개인문고 1만1천여권 등 수원과 관련된 각종 도서들이 수원학자료실에 따로 자리를 잡고 있다.

수원에 대해 알고 싶은 시민 누구나 수원의 문학인물, 지역간행물, 수원 관련 발간물 등 풍부한 수원만의 정보를 제공하는 장이다.

지난해 새롭게 리모델링해 쾌적해진 북수원도서관은 ‘그림’으로 특화돼 있다.

2층에 마련된 미술특화자료실에 1만1천권에 이르는 미술 주제 도서들이 즐비하다.

뿐만 아니라 갤러리 전시자료를 디지털화해 수원지역 미술인과 동아리들의 전시작품 이미지 1120장을 키오스크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

1층에 마련된 갤러리는 수원시 예술인이나 미술을 사랑하는 수원시민에게 무료 대관해 1년 내내 전시회가 열린다.

서수원 지역의 대표격인 서수원도서관의 특화 주제는 ‘문학’이다. 노벨문학상 등 세계 3대 문학상을 비롯해 외국문학상, 어린이문학상 등 국내외 문학상과 수상작품 정보를 제공하는 특화된 자료실을 운영 중이다.

문학을 주제로 한 독서문화특강과 수원지역 작가로부터 글쓰기를 배우는 문학아카데미 등 문학에 집중하는 프로그램들도 활성화돼 있다.

이 밖에도 도서관별로 ▲중앙-노인·소외계층 ▲창룡-인권 ▲화서다산-과학 ▲호매실-육아 ▲한림-여행·레저 ▲버드내-건강 ▲대추골-청소년 ▲일월-생태·환경 ▲광교홍재-디자인 ▲영통-세계문화 ▲태장마루-철학 ▲광교푸른숲-힐링 ▲매여울-그림책 ▲망포글빛-경제 ▲슬기샘-트윈세대 ▲지혜샘-환경·에너지 ▲바른샘-멀티미디어 등 주제가 특화돼 있으니 관심있는 주제를 깊게 탐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원시도서관 관계자는 “수원시도서관은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민들이 삶을 재충전하고 고품격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고품질 도서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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