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초대 ‘수원특례시장’에 출마하려는 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내 주변만 해도 여야를 막론하고 출마를 선언한 ‘아주 가까운 이’들이 여럿 있다. ‘출판기념회’에도 수차례 다녀왔다.

언제 내 나이가 그렇게 됐는지 선배는 없고 후배들뿐이다. 모두 훌륭한 친구들이라 모쪼록 잘 되길.

누가 수원시장이 될 지는 모른다.

내가 바라는 수원시장은 수원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내 가족처럼 시민을 아껴줄 사람을 원한다. 거기에 더해 미래를 설계할 능력이 있고 행정적인 감각도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겠지.

수원시장 예비후보들에게 특별히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무예24기 전수관’을 설립하라는 것이다.

수원엔 보물 16개, 사적 3곳과 함께 국가와 도 등록 유·무형문화재가 많다.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소중한 유산이다.

그 가운데 수원의 랜드마크는 단연 ‘수원화성’이다. 그리고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떼어놓을 수 없는, 한 몸이라고 할 수 있는 유산은 ‘무예24기’다. 수원화성이 ‘형상’이라면 무예24기는 ‘살아 움직이는 기운이며 생명체’다.

무예24기 공연 장면(사진=수원시포토뱅크 강제원)
무예24기 공연 장면(사진=수원시포토뱅크 강제원)

오래 전 나는 한 지면에 “화성이 무생명체로서 생명을 담는 그릇이라면 무예24기는 거기에 담긴 역동적 생명체로써 무예24기를 지키고 배우는 것은 역사와 문화를 후세에 전하는 매우 중요한 사명”이라고 쓴 바 있다.

무예24기는 정조대왕의 지시로 편찬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수록된 무예다. 열여덟 가지 지상무예와 여섯 가지 마상무예로 이루어져 있다. 정조는 당대 학자 박제가, 이덕무, 무인 백동수 등에게 명해 ‘무예도보통지’를 펴내게 했다. 조선의 무예는 물론 중국·일본의 무예도 수록돼 있다. 세계 무예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2017년 10월 북측의 신청에 의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그래서 무예24기를 체계적으로 연구·전수해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고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전수관이 정조의 도시 수원에 설립돼야 한다.

수원 역사의 핵심인 정조와 수원화성, 장용영과 무예24기에 대한 체계적인 학술연구 수행과 성과관리를 위한 기구와 조직이 필요하다는 게 뜻있는 이들의 주장이다.

정조대왕과 무예도보통지, 장용영, 군사 역사에 대한 학술연구와 시민대상 세미나가 수원에서 늘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정통 무예24기’ 전수 인력이 부족하다. 무예단 신규단원 수급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무예단에는 현재 50 넘은 단원들도 더러 있다. 수십 년 간 무예24기만을 수련해 온 이들을 활용하라.

전수관은 이들을 채용해 신규인력을 양성하고 기존 단원의 재교육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전수관에 아마추어 시범단(학생시범단/성인시범단)을 만들고 관내 작은 축제나 행사에 지속적으로 참여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들 중 기량이 뛰어난 수련생은 시립 무예단으로 이끌 수 있다.

국내외 관광객에게 무예24기 프로그램을 운영, 다양한 문화체험 관광상품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를 테면 체류형 무예 관광 상품의 일종인 숙박형 투숙 수련생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옥에 숙박하면서 어린 시절의 로망인 칼과 창을 제대로 휘둘러 볼 수 있는 수원을 만들자. 정조 테마공연장 상설공연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시너지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당장 전수관을 짓기 어렵다면 올해 완공 예정인 정조테마공연장 내에 임시로라도 전수관 사무실과 수련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충주시의 경우 이미 1997년에 택견전수관(현재 충주시 택견원)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무예24기’라는 최고의 상품을 묵히지 말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무예24기’ 상품가치 아는 이가 수원특례시장, 경기도지사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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