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수원시가 특례시로 새 출범했다. 

시 승격 73년 만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며 새로운 역사를 써야하는 사명도 부여받았다. 

특례시로 출범한 수원의 변화,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례시 지정을 기회삼아 공무원 조직을 확대하려는 ‘밥그릇 챙기기’도 우려되고 커진 덩치에 걸맞은 재정 자립과 성숙한 자세도 예전보다 더많이 요구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례시 지정을 지방 행정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계기로 삼을 의무도 있다.

그 중심에는 121만 수원시민과 특례 시정(市政)을 이끌어야 하는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있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시정을 이끌어 가야 할 주체들, 특히 시장과 공무원들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들이 그동안의 성장으로 특례시가 된 것에 안주해서는 수원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내일의 성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적은 어제의 성공이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 가진 것을 지키려고만 한다면 새로운 것은 가질 수 없다’는 의미와도 상통하는 말이다.

수원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특례시가 된 것을 상기하면서 곱씹어 볼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미래를 추구하지 않는 ‘현실 안주’를 흔히들 매너리즘(mannerism)의 함정이라 부른다.

특례시가 됐지만, 만약 시장과 공무원들이 이러한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면 수원의 미래는 어떠하겠는가.

특례시가 출범하면서 가뜩이나 지방자치 분권이 제대로 안 돼 ‘무늬만 특례시’니 ‘반쪽 특례시’니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판에 시정을 이끌어 가야할 주체들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지 못하고 매너리즘에 빠져 동력을 잃는다면 시민들의 불행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직무 수행에 있어서 진취적인 다양한 방법을 찾지 않고 늘 하던 대로 습관적 혹은 반복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며 현상만 유지하려 한다면 불행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들의 매너리즘을 걱정하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이는 오래 되기도 했지만 특정 집단이라 해서 나타나는 문제만도 아니다. 

변화에 무감각해지고 성취감과 소명의식 따위는 이미 사라졌고 오직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보신주의’만이 팽배한 조직이 된지도 오래다.

또한 과거와 달리 공무원 개인의 능력은 높이 평가되지만 조직의 일원으로 존재하면서 그 능력은 사장되기 일쑤인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일부 공무원에 해당 하는 사례로 특히 수원시 공무원 모두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예로 들 때 하는 이야기다.

한 가지 더 부연한다면, 이러한 공무원들의 변화를 이루기 위해선  당사자들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이끄는 리더, 즉 시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시장이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무원들을 얼마나 멀리까지 데려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덕목이어서 그렇다.

아무튼 사람들은 변화가 많은 시대일수록 공무원들의 도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못하고 현재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헛되이 시간을 보내는 공무원들도 많다. 

개중엔  변화를 두려워하며 시작조차 못하는 부류들도 부지기수다.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변화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격언도 있다. 

“변화의 혜택은 원하지만 자신을 변화시키는 고통은 원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역시 바뀌지 않는 것 또한 변화다.

특례시 승격을 계기로 시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는 그 중심에 공무원들의 변화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시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중앙정부와 소통하는 공무원들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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