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세계 문화의 주류로 성장하는데 중요 역할을 한 대표적인 드라마들이 있다. 2002년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방영된 ‘겨울연가’와 2003년 9월 중순부터 2004년 3월말까지 방영된 ‘대장금’이 그것이다. 

겨울을 배경으로 한 절절한 사랑 이야기인 ‘겨울연가’는 일본에서 2003년 3월(2003년 12월에 재방영)에 방영된 후 ‘한류’의 한 획을 그었다. 특별히 일본 중장년 여성층에 ‘겨울연가’는 광풍처럼 몰아쳤는데 남녀주인공은 일본어 극존칭인 ‘사마’와 ‘히매’를 사용하여 ‘욘사마’와 ‘지우히메(공주)’로 불렸다. ‘겨울연가’ 이후로 남이섬은 꽤 오랫동안 제주도 다음으로 많은 외국인이 찾는 관광지로 부상하였고, 남녀주인공의 사랑의 징표인 폴라리스 목걸이는 일본에서만 30만 개가 팔렸다. 일본 NHK광고국(2004.12) 평가에 의하면 일본에서 방영 이후 1년간 ‘겨울연가’로 인한 한국경제의 파급효과는 직·간접적으로 약 1조1906억원에 달하였다.

한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대장금’은 천민출신 궁녀가 온갖 역경을 딛고 임금의 주치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국내에서 평균 시청률 42.3%의 높은 인기를 얻은 ‘대장금’은 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대장금’은 약 87개국에 수출되어 100여개 방송국에서 방영되었는데 시청률은 동유럽 국가에서 30~40%, 스리랑카 99%, 이란 90%로 경이적이었다. ‘대장금’으로 인해 아시아에 머물던 한류가 중동, 아프리카, 남미, 동유럽 등으로 확산되며 한류의 지구촌화를 가져왔다(이투데이, 2013. 10. 11). 또한 ‘대장금’은 드라마와 K-POP 중심의 한류를 음식, 패션, 한글 등으로 한 단계 도약시켰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독특함과 보편성이라는 이율배반적 성격을 지닌 한류의 놀라운 성공을 보여주는 것이 넷플렉스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다. ‘오징어 게임’은 삶의 막다른 곳에 다다른 사람들이 상금 456억원이 걸린 한국형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여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9월 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23일부터 넷플릭스 ‘전 세계 오늘의 톱10’ 차트에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9월 29일, 집계 대상 국가 83곳 중 80개국에서 1위다. 넷플릭스 공동 CEO 테드 서랜도스는 ‘오징어 게임’이 역대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블룸버그는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넷플렉스 시총이 증가했다고 하였다. 드라마가 방영된 지 3주가 되지 않았지만 드라마 속 트레이닝복을 입은 넷플릭스 창립자는 인증샷을 올리고 달고나 키트와 양은도시락 같은 오징어 게임굿즈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뉴스투데이, 2021.10.01.)고 한다. 

‘겨울연가’, ‘대장금’, ‘기생충’과 ‘미나리’등의 독보적인 한류작품은 우리에게 커다란 경제적 가치와 사회·문화적 의미를 창출하였다. 현재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이 COVID 19가 해결된 이후에 우리에게 가져올 파급효과의 크기와 정도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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