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산시장 위치도 및 우수점포 위치.
매산시장 위치도 및 우수점포 위치.

[수원일보 박노훈 기자] 수원시와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은 2019년 4월 상권활성화센터를 개소, 수원역 원도심 재도약을 위한 ‘수원 역세권 상권활성화사업(상권르네상스)’을 추진하고 있다. 

상권활성화사업은 기존의 단일 시장 지원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통시장과 상점가를 하나의 구역으로 묶어 쇠퇴한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상권활성화센터는 역전지하도상가시장, 역전시장, 매산시장, 매산로테마거리상점가 등 총 4개의 전통시장・상점가를 활성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5년간 80억원(국비, 시비 매칭)을 투입할 계획이다. 

상인역량 강화, 온오프라인 마케팅 지원, 특화 이벤트・행사 운영, 상권 환경 개선, 지역자원을 연계한 상권 콘텐츠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또 상권통합 브랜드 ‘수원역 로데오상권’을 출범해 수원역 원도심 상권의 재도약과 부흥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매산시장

1950년대 천변 상권을 중심으로 형성된 매산시장은 70년의 역사를 지닌 수원 역세권의 대표 전통시장이다. 

농축수산물, 식자재, 잡화, 음식점, 다문화 업종 등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로 오랜 단골이 많다. 


# 우수점포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에 따르면 매산시장의 우수 점포로는 수정방앗간, 금백만면식점, 수엠부 등 총 3개 점포가 선정됐다. 

수정방앗간.
수정방앗간.

1. 확실한 품질보장, 수정방앗간

방앗간은 지나가는 사람을 멈추어 서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수정방앗간 오연호 대표는 "어떤 날은 고소한 냄새를 따라 수원역에서부터 걸어온 사람들이 들기름, 참기름을 사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고소한 기름 냄새는 때론 그 시장을 상징하기도 한다. 

오 대표는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의 방앗간을 찾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정품, 정량, 맛까지 보증하는 확실한 품질보장"이라고 전했다. 

품질이 고객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환불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수정방앗간은 위생적이고 신선한 기름, 고춧가루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수정방앗간이 최고로 호황을 누렸던 때는 2002년도였다. 

수원역 애경백화점이 개장한 해로, 백화점 3층 푸드 코트에 입점한 식당들과 거래를 하면서 쉴 새 없이 바빴다. 

하지만 트렌드가 바뀌고 프랜차이즈 식당이 늘어나면서 방앗간 매출은 급감했다. 

하지만 오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좋은 제품에 대한 고집으로 매산시장을 지켜왔다. 

최근까지 경기도 명품점포 인증도 2번이나 받았다. 

정직과 신용,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창의성은 수정방앗간이 매산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다. 

오 대표에게 방앗간 운영의 매력을 물었다. 

“사람들이 방앗간에 와서 종일 머무르고 얘기할 때가 종종 있다. 분위기는 마냥 좋다.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진다” 

수정방앗간은 10년, 20년 넘은 단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매일 새로운 고객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금백만면식점.
금백만면식점.

2. 금백만면식점, 50가지 음식을 매일 만들어요!
 
매산시장은 ‘다문화 특화시장’이라고 불릴만큼 중국, 베트남, 태국, 네팔 등 다양한 국가의 음식점이 있다. 

매산시장의 대표 중국식당인 금백만면식점은 중국식 각종 덮밥, 만두, 탕, 튀김 등을 판매한다. 

금백만면식점에서는 40~50가지 요리와 식사류를 모두 100% 수작업으로 만든다. 

매일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맛과 신선함 모두 일품이다. 

한자 메뉴판으로 둘러싸인 식당에 앉아 청경채를 넣고 고추기름으로 볶은 볶음면요리를 한입 맛보면, 이곳이 수원역 앞이라는 사실을 잊게 된다. 

금백만면식점의 이광렬 대표는 회사를 다니다 2019년 식당을 인수했다. 

그때부터 매일 새벽 5시 15분에 가게 문을 열고, 밤 8시까지 영업하는 부지런한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식당을 꼭 그렇게 일찍 열어야 하느냐고 물으니 이 대표는 "새벽에는 아침식사 할 곳이 없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 일찍 음식을 만들어 준비해야죠”라고 답했다. 

처음에는 중국인 고객 중심으로 시작한 장사였지만 입소문이 났는지 최근 한국인 고객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이 대표의 고향은 중국 길림성이다. 

그는 고향에 계신 94세의 노모를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의 목표가 바로 금백만면식점을 통해 돈을 많이 벌어 고향에 가는 것. 그 소망이 부지런함의 원동력인 셈이다.

이 대표는 매산시장에 야시장축제를 열고 중국음식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매산시장에서 세계의 맛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수엠부.
수엠부.

3. 매산시장의 스타점포, 수엠부 

매산시장에서 알게 모르게 가장 유명한 음식점 중 하나는 수엠부다. 

수엠부는 2007년 개점한 인도・네팔 음식점이다. 

각종 언론에도 자주 소개됐던 말 그대로 시장의 ‘스타점포’다. 

수엠부의 구릉굽더마 대표는 1990년대 혈혈단신 네팔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온갖 고생을 했다. 

그는 1999년 서울 동대문에서 아시아 식료품마트를 시작으로 한국에서의 사업을 점차 확장해 갔다. 

여기에 2004년에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출발은 불법체류자였지만 한국의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 

매산시장의 일원으로 상인회 활동도 열심이라는 게 주변 상인들의 설명이다. 

수엠부는 다문화 점포 최초로, 2016년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로부터 명품점포로 선정됐다. 

탄두리 치킨, 네팔만두, 커리, 난 등이 주메뉴인 수엠부의 음식은 인도・네팔 요리이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아서 타지에서도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구릉굽더마 대표는 "렌틸콩이나 알람쌀 등은 다이어트 효과가 있어요. 커리의 강황가루는 피를 맑게 하고 뇌세포를 건강하게 해줘요. 인도는 13억 넘는 인구임에도 치매 환자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라며 본인이 만든 음식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수원역 로데오상권 매산시장은 전통시장의 정취뿐 아니라 의외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얼핏 보면 어느 도시의 기차역 앞에나 있을 법한 전통시장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맛과 멋이 공존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시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는 등 온갖 어려움에 직면해있지만, 매산시장의 우수점포들처럼만 한다면 다시 문전성시를 이루는 날이 오지 않을까. 

매산시장 경관개선사업 전후.
매산시장 경관개선사업 전(우)후(좌).

# 상권활성화센터

상권활성화센터는 매산시장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노후 시설과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2019년에는 풍경이 있는 골목길 조성사업을 추진해 시장 골목길 120m 구간의 가로 및 점포 환경을 개선했다. 

2020년 12월부터 128일간은 매산시장 경관개선사업을 추진해 반아케이드 조성에 따른 안내사인・가판대 영역 정비, 조명환경 개선 등 시장 전체를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시켰다. 

상권활성화센터는 시장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개별 점포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강화하고 변화하는 소비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언택트시대에 맞는 매출증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상권활성화구역 내 10개 우수 점포를 발굴해 지원하는 우수점포 발굴 및 지원사업이 있다. 

우수점포로 선정된 점포에게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점포 홍보영상 제작을 비롯하여 SNS 홍보 콘텐츠가 지원된다. 

우수점포 발굴 및 지원사업은 우수점포의 집객력을 주변 점포로 확산시켜 상권을 활성화하는 취지의 사업이다.

저작권자 © 수원일보 - 특례시 최고의 디지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