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서 종종 지방정부와 교육기관에서 여러 가지 일로 심사를 의뢰받아 지방에 출장을 다녀오곤 한다. 그 때마다 잠깐 머무르는 고속도로의 휴게소는 지친 몸과 마음에 안정을 주고, 편안한 컨디션으로 만들어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 속에서 늘 마음은 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 나에게 있어 휴게소는 어학사전에 기록된 “잠깐 머물러 쉬도록 마련한 장소”를 넘어 힐링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현재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예전처럼 잠깐 개인적인 용무를 해결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거나 끼니를 해결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를 꾀하여 나가면서 테마파크를 설치하는 등 여러 가지 이벤트를 실시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지속적인 변신을 시도하는 중이다. 그야말로 고객의 시간을 경영에서 흔히 언급되는 자원의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고객의 시간을 경영자원으로 인식하고 그에 따른 고객관계관리(CRM)를 추진하고 실행 중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고객의 시간을 자금이나 원자재와 똑같이 이윤을 창출하는 데 필요한 소중한 자원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고객들의 시간 관리는 곧 자원관리이고, 생산관리이며, 판매관리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반적으로 시간과 관련하여 많이 회자하는 '시간은 돈이다'라는 개념이 휴게소 경영 현장처럼 잘 적용되는 곳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많은 경영 현장에서는 '대기시간 단축'을 통해 고객의 시간을 경영자원으로만 활용하고 있을 것이다. 즉,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고, 너그럽지 않은 현대인들에게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 경쟁력을 원천으로 보는 전략이다.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는 이 차원을 넘어 고객들이 즐기는 시간을 늘려주며, 고객들의 시간을 환경과 수단으로써 접근하고 있다는 데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그래서 고속도로 휴게소에 약국이 입점해 있거나 요금을 받지 않고 법률 상담을 해 주는 무료법률상담소가 생긴 이유일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휴게소는 쉼터의 공간을 벗어나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가 충만한 곳으로 변모한 지 오래다. 

대표적으로 덕평휴게소가 그러하다. 필자가 덕평휴게소를 이용할 기회가 있을 때면 다른 고속도로 휴게소보다 좀 더 머무르게 되는 요인이다. 많은 연구기관과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주장하는 논리는 관광위락지뿐만 아니라 쇼핑공간에서 체류시간과 매출이 직결된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고속도로 휴게소는 장소와 시간을 경영자원의 중요한 경쟁우위 전략 요소로 지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더 나아가, 많은 고속도로 휴게소 이용자는 휴게소 이용 시 휴게소가 제공하는 상품의 다양성과 질 가격 등 여러 조건이 비슷할 때 '이왕이면 다홍치마' 라는 선택심리가 작용하여 청결하고 좋은 향기가 나는 화장실을 선택한다. 필자도 그러하다. 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냄새에 더욱 민감한 여성 이용자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특히, 더위가 시작하는 요즈음 같은 날씨에는 더욱 그러하다. 

고객들은 장소 선택 시 이성적 판단으로 선택하기도 하지만 이성적 판단 이전에 후각이라는 감각기관을 통해 이뤄지는 영향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인해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향기를 이용하거나 화장실 환경조성을 통해 고객들의 시간을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후각과 시각을 활용하는 감각마케팅을 실현하는 곳이다.

이제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의 감각마케팅은 고객의 시간을 경영자원으로 인식하여 전개하는 하나의 실내장식이자 자산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보다 이용객이 많지는 않으나 팬데믹 이후 고속도로 휴게소의 변화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 관광 명소라는 별칭을 가지게 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무료법률상담소가 생긴 것처럼 대학들의 입시상담소, 미용실, 네일아트샾 등과 같은 업종들이 개점할 날도 멀지 않으리라고 내다본다. 

이번 주도 대전에 일정이 잡혀 있어 내려간다. 어떤 휴게소를 이용할까? 생각만해도 소풍을 앞둔 어린 시절의 추억처럼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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